재테크

2030 MZ세대 신축 아파트 매수 후기 1편 - 청약 낙첨과 전세 만기 도래

다니엘# 2022. 7. 30. 12:43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지 6개월 정도가 지났다. 그 글의 내용은 수십번이나 주택청약을 해봤고, 예비자 추첨에도 참석해봤지만 나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았으며,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 이라는 내용이었다.

 

2022.01.10 - [재테크] - 아파트 주택청약 일반공급 가점제 예비당첨 추첨 참가 후기 (영종AA25BL 대성베르힐)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그 이후로 청약은 단 한번도 넣지 않았다. 예비자 추첨에 다녀온 주말부터 매물을 찾아나섰고, 임장에 나선 결과. 나는 현재 청약 당첨과 다름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처음으로 입주하는 전용면적 74 제곱미터 신축 아파트 소유자가 되었고, 입주해서 아주 잘 살고 있다.

 

내 명의로 된 신축아파트 등기권리증. 입주 후 등기 완료되어 저번 달에 수령했다.

 

청약이 아니라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신축아파트에 살게 되었는데, 계약과 입주가 사이의 기간이 1개월 남짓이어서 엄청 정신 없고 바쁘긴 했지만 단기간에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나의 주택 매수 과정과 경험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내가 자취를 시작한 것은 5년 전 쯤이다. 대학 다닐 때도 기숙사에 살긴 했지만 '혼자 밥을 지어 먹는다'라는 뜻의 진짜 자취는 취업을 하고 출퇴근이 편리한 지하철 역세권에 월세집을 구해서 살게된 게 처음이었다.

 

대부분은 나쁜(?) 집주인 때문에 월세, 전세살이의 서러움을 느껴서 집을 산다고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집 없이 사는 서러움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다.

 

내가 만났던 임대인들은 말도 잘 통하고 친절한 분들이었다. 원룸에 살 때는 오래써서 낡은 에어컨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니 업자 불러서 분해청소를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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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이 하나도 없는 빌라 전세집에 살때는 가계약금 보내기 전에 에어컨만 옵션으로 설치해주면 바로 계약하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새 에어컨을 설치해주기도 하셨다.

 

남들은 옵션으로 달려있던 에어컨이 고장나도 집주인이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던가, 벽 구멍 뚫는 것을 허락해주지 않아서 창문형 에어컨이나 냉풍기를 구매했다던가 하는 경험담도 지인들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들었지만 나는 그런 불편함 없이 정말 편하게 잘 살아왔던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린 나이에 주택 매수를 결심한 이유는 취업하고 자취를 시작할 때 '돈 모아서 이 집을 사겠다'고 찍어 놓았던 아파트가 있었는데, 부동산의 가격 상승 속도가 저축을 해서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내가 자취를 시작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동네 신축 아파트(전용면적 59 제곱미터)의 시세 변화 그래프다. 2017년 9월 경에 자취를 시작했는데 2020년 까지도 시세에 큰 변화가 없다가 2020년 부터 미친듯 상승하기 시작했다.

 

내가 월세를 살다가 돈을 모아서 전세집으로 옮겼던 2020년 초반만 해도 서울 집값이 폭등한다는 뉴스, 기사만 많았지 직접 네이버 부동산 앱을 서칭해봐도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집값은 큰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월세로 나가던 지출을 줄이고자 준공 8년 정도 된 3룸 빌라에 전세로 이사를 가게 됐는데, "전세 살면서 돈 아끼겠다"는 선택이 돌이켜보니 내가 살면서 했던 수 많은 선택 중에 가장 잘못된 선택이었다. 주변 아파트 가격은 2020년 4월에 이사를 하자마자 매물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미친 듯 상승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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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 7월 경에 나도 매물을 알아보고 '영끌 주택 매수를 시도 했었지만, 모든 현금이 모두 전세 보증금으로 묶여 있어서 계약금 조차 마련할 수 없었다. 주말이 지날 때 마다 매물이 계약되고 시세가 한달에 몇 천만원 씩 상승하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주거비용 한달에 20~30만원 아껴 보려다가 수천만원을 잃게 된 셈이다.

 

나는 술도 거의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며, 명품 옷이나 시계를 단 한번도 사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흔한 자동차 1대도 없이 매일 지하철 타고 출퇴근 하면서 나름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면서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면 뭐하나 라는 생각에 정말 그 당시에는 박탈감도 들고 근로의욕 자체를 상실해서 넋나간 사람처럼 살았었다.

 

아파트 주택청약도 수십번을 넣어봤지만 미혼 청년들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게 현실이었다. 일반공급은 무주택 기간을 만 30세가 되는 해 부터 계산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가점제 청약은 물론이고, 대규모 택지에 있는 추첨제 청약도 예비번호 조차 받지 못하고 매번 탈락했다.

 

특별공급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미혼이라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당연히 해당사항이 없었고,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혼인 또는 자녀가 있는 자'가 조건이어서 특별공급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정말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1인 가구가 도대체 무슨 죄가 있길래.

 

1인 가구가 주택청약 시스템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1인 가구가 지원할 수 있게 됐지만, 이 역시도 선순위 탈락자와 다시 추첨을 하는 구조라 1인 가구의 청약 당첨은 여전히 어려운게 현실이다.

 

최근에야 제도가 개선되어 민간분양에 전용면적 60 제곱미터 이하에 한하여 생애최초 물량 중에 30%를 추첨제로 분양한다. 그러나 생애최초 30%가 온전히 1인 가구의 몫이 아니다.

 

우선공급에서 낙첨된 '혼인 또는 자녀가 있는 자'와 함께 추첨을 하기 때문에 1인 가구에게 청약당첨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청약 낙첨이 반복되는 동안 아파트 관련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수도권의 지하철 역 인근 /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 3룸 정도 되는 빌라,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까지 아파트의 대체재로 떠오르며 가격이 폭등했고, 임대차 3법이 통과되고 나서는 아파트가 아닌 이런 서민 주택들의 전세 가격까지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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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내가 살던 3룸 빌라는 2020년 1월에 1억 8천에 소유자 변경, 2020년 4월 1억 6천 5백에 내가 세입자로 전입, 2021년 연말 쯤 확인했던 인근 빌라 매매 시세는 2억 3천, 전세 시세는 2억 1천 정도로 올랐다.

 

22년 4월 이사온지 2년째 되는 시점이다. 나는 집주인이 무서워 한다는 계약 갱신권을 가진 임차인이다. 이사를 가던지, 갱신권을 쓰고 2년 더 살던지 결정을 해야 했다.

 

내가 살던 3룸 빌라(오피스텔)의 실거래 가격 상승이다. 아파트처럼 실거래가를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주택의 형태는 아니라서 누락된 거래가 많다.

 

아파트 예비자 추첨이 끝나고 집에 오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이제 주택청약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기로 결심했고, 층간소음 때문에 고통을 겪고있던 터라 재계약 하지 않고 이사를 가기로 했다.

 

집에 와서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이사갈 집 매물을 알아봤다. '금리가 올라서 전세 가격이 떨어지네~', '역전세난이 오네~' 하는 기사가 많았지만 임대차3법 때문에 단기간에 전세 시세가 크게 오른 아파트는 그럴지 모르겠지만 빌라, 오피스텔 같은 서민주택은 매매가격, 전세가격이 미친듯 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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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이 오르고 내리고가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서민주택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었다.

 

반면 인근 34평 아파트 매매 시세를 보니 작년에 비해서는 최고가격 대비 최소 몇천만원에서 크게는 1억 이상 하락한 가격에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신축 아파트, 지상에 주차장이 있는 준공 15년차 이상 아파트가 그랬다.

 

부동산을 '대출 없이 저축해서 사야한다'는 생각은 태어나서 해본 적이 없고, 전액 대출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을 사기 위한 최소한의 시드머니가 모이면 바로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당시 거주하고 있던 전세집과 직장과의 물리적 거리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입지에 내가 가진 자금으로 매수할 수 있는 신축 아파트 급매물이 보였다.

 

그렇게 아파트 매수를 결심하게 됐다.

 

.... 2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