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알리익스프레스 시마노 클릿 페달 PD-R7000 구매 실패 후기 (짝퉁)

다니엘# 2021. 11. 15. 11:05

필자는 장력이 약해서 초보자가 탈착하기 쉬운 PD-R550 클릿 페달을 사용하고 있었다. 조금 더 가볍고 장력이 강한 상위 등급의 페달로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05 등급의 PD-R7000 페달을 주문해봤다. 가격은 페달과 클릿 2세트를 추가해서 69달러였다. 국내 가격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었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클릿 페달과 클릿 세트를 주문해봤다. 가격은 배송비 포함 69.44 달러.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기다리니 중국에서 제품이 왔다.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시즌 오프를 고민하고 있었고, 회사 일이 바빠 자전거 타러 나갈 시간이 없다 보니 포장도 뜯지 못하고 일주일을 방치했는데, 주말에 유튜브에 추천 영상으로 알리에 클릿과 페달 짝퉁이 유통되고 있다는 영상이 떴다.

 

허겁지겁 배송 받았던 클릿 페달 포장을 뜯어서 확인해보니 역시나 짝퉁이었다. 요즘에 판매되는 제품은 그래도 좀 개선 됐는지 장력 조절 나사를 돌릴 때 따닥, 따닥 하는 소리도 나고 패키지의 인쇄 상태도 좋았지만, 페달에 음각으로 각인된 부분들을 확인해보니 완벽한 짝퉁이다.

 

변속기나 레버 같은 구동계의 경우에는 완성차 조립용으로 시마노에서 자전거 제조사에 벌크 납품하는 것이 워낙 헐값이라 중국에서 짝퉁을 만들어 팔 유인이 없지만, 클릿과 페달은 납품을 하지 않는. 즉, 원래 자전거와 따로 소매 판매하는 제품이라 시중 가격 자체가 비싸서 중국에서 카피해서 싸게 팔 가능성과 유인이 충분한 것이다.

 

국내총판 '나눅스' 처럼 중국에도 시마노 제품을 수입해서 파는 총판이 있을텐데 해당 총판 스티커가 없는 것 부터 사실 완벽한 가품이라고 봐야한다. 페달 앞부분의 마름모꼴로 파여있는 부분이 정품과 달리 대칭형이고 페달 아래의 음각으로 새겨진 글씨도 정품과 다르다.

클릿 세트도 역시 정품은 진한 노란색인데, 알리에서 주문한 것은 물빠진 노란색이다. 클릿은 정말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정말 외관상 정품이랑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 중국 카피 기술 수준에 경악했다.

 

이 정도 기술이면 '락브로스'처럼 중국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서 런칭해도 될 것 같은데 왜 모조품을 만들어서 구매자를 속여 먹는지 의문이다. 다행히 제품에 Free Return 옵션이 있어서 별다른 분쟁 없이 무료반품 신청했고, 우체국에서 회수해갔다.

 

클릿 세트도 정품과 다르게 살짝 물빠진 노란색이다. 음각으로 새겨진 글씨도 정품이랑 별 차이가 없어서 외관상 구분하긴 매우 어렵다. 국내에 짝퉁인지 모르고 산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중국산 짝퉁은 정품보다 더 빠르게 마모된다고 한다.

그래도 싼맛에 자전거에 장착하고 그냥 타볼까 하는 분들이 있다면 절대 못하게 말리고 싶다. 짝퉁은 외관상 그럴듯 하지만 내구성과 안전에 관계된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만든다. 그래서 몇번 타다 보면 엑슬에서 구리스가 질질 새어 나온다던가, 페달이 엑슬과 쉽게 분리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또 장력도 약해서 강한 힘에 페달에서 클릿이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페달과 크랭크는 자전거 부품 중에 힘이 가장 많이 가해지는 부분이라 라이더의 안전과 직결된다. 오르막을 올라가거나 댄싱(스탠딩) 중에 클릿이 페달에서 이탈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특히, 페달이 엑슬에서 빠져 버리는건 중국산 페달 종특인것 같다. 지난 번에 중국산 뽕 달린 티타늄 경량 평페달을 구매했었는데, 남산 다운힐 마치고 복귀하던 중에 해방촌 쯤에서 페달이 빠져 버려서 식겁했던 적이 있다.

 

정품은 국내 수입사인 나눅스네트웍스에서 고장나면 2년간은 무상 보증을 해주니 제 값 주고 정품을 이용하자.